[디애슬레틱/롭태너] 레스터 아카데미 속으로 : 인재 육성, 냉정한 선택, 그리고 미래를 향한 투자
(2025년 3월 31일, Rob Tanner의 기사입니다)
레스터 아카데미 속으로
인재 육성, 냉정한 선택, 그리고 미래를 향한 투자

(Getty Images)
지난달, 디애슬레틱은 'Inspired by You' 시리즈의 일환으로 레스터 구독자들에게 어떤 기사를 읽고 싶은지 문의했다.
Ben B, Cam V 등 여러 구독자는 레스터 아카데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요청을 했고, 이에 롭 태너 기자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레스터 시티 아카데미 스태프들이 근무하는 교실, 회의실, 사무실 등이 늘어선 복도 맞은편에는 그들의 노고를 기념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벽에 액자들이 줄지어 걸려 있는데, 각 액자에는 아카데미를 거쳐 레스터 1군까지 올라선 선수들의 유니폼이 담겨 있다.
그곳에 레스터 유니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국가대표로 활약한 선수들의 유니폼까지 포함되어 있다.
아카데미 우수 졸업생들의 긴 행렬, 그 시작점에는 에밀 헤스키의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이 자리하고 있다. 헤스키가 1995년 1군에 데뷔한 이후, 클럽의 중요한 생명줄인 아카데미에 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투자되면서 아카데미는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레스터는 선수를 육성해 내는 전통을 갖고 있다. 피터 쉴튼과 게리 리네커는 과거의 육성 시스템이 배출한 유명 선수들이고, 지난 20년간 레스터 아카데미는 더욱 생산적으로 발전했다.
리처드 스티어먼, 조 매톡, 막스 그라델, 그리고 아카데미 전체의 상징과도 같은 앤디 킹은 미래 세대를 위한 길을 열었다. 리암 무어와 제프리 슐루프의 뒤를 이어 벤 칠웰, 하비 반스, 함자 차우두리가 등장했다. 그다음으로는 루크 토마스와 키어넌 듀스버리홀이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케이시 매카티어, 벤 넬슨, 윌 알베스, 와냐 마르샬, 야쿱 스톨라르치크가 같은 길을 걸었다. 다른 아카데미에서 레스터 U-21 팀으로 합류하여 1군 무대를 밟은 선수들도 있지만, 이들을 제외한 순수 아카데미 출신만 따져도 2014-15 시즌 이후 약 21명이 레스터 1군에 데뷔했다.
2년 전 챔피언십 강등과 PSR(수익 및 재정 안정성 규정) 위반 문제로 클럽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카데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약 10년간의 전성기를 뒤로하고 어려운 시기를 맞이한 레스터에 아카데미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카디프로 임대 중인 윌 알베스 (Bryn Lennon/Getty Images)
실제로 칠웰, 반스, 듀스버리홀을 이적시키면서 발생한 £120m(약 2,280억 원)의 수익은 PSR 상의 이익으로 인정되며, 이는 아카데미와 유소년 육성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잉글랜드 내 최고 아카데미 팀들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 2에서 7위를 차지하고 있는 U-21 및 U-18 팀의 떠오르는 유망주들은 다가오는 여름 프리시즌에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의 여러 명문 클럽이 주시하고 있는 15세의 제레미 몽가가 1군 팀 훈련 과정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17세의 윙어 제이크 에반스 역시 1군 팀 훈련을 함께한 선수 중 하나다.
유망주가 1군에 도달하는 것은 오랜 육성 과정의 정점이자, 2013년 프리미어리그의 '엘리트 선수 육성 계획(EPPP; Elite Player Performance Plan)'의 일환으로 카테고리 1등급을 부여받은 레스터 아카데미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러나 아카데미의 역할이 유망주의 1군 진입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아카데미의 목표는 선수들이 경기장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성공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2015년 잉글랜드 축구 협회(FA)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프로 팀과 계약한 9세 이하 선수 중 0.5% 미만만이 1군 팀까지 도달했다. 동료 기자 Liam Tharme이 다루었듯이(https://www.nytimes.com/athletic/5714378/2024/09/10/football-pathways-academy-development/), 지난 6시즌 중 5시즌 동안 U-21 선수들의 1군 출전 시간이 증가하면서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이는 주로 PSR, 선수들의 경기 부담 증가, 브렉시트가 이적 시장에 끼친 영향 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카데미 선수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덕분이기도 하다.
레스터 아카데미에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52명의 정규직 스태프가 있으며, 계약직과 스카우트를 포함하면 총 120명이 근무하고 있다. 레스터 아카데미는 기존 벨부아 드라이브 훈련장에서 최첨단 시설인 시그레이브로 이전한 후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아카데미 코치 개발 책임자인 폴 체니가 코칭팀을 이끌고 있으며, 그 외에도 3명의 상근 의사, 물리치료사, 그리고 퍼포먼스 지원팀이 있다. 이 지원팀에는 체력, 영양, 퍼포먼스 분석 전문가뿐만 아니라 선수 복지 및 심리, 교육 담당자들도 포함된다.
일부 코치들은 아카데미 입단 전 단계의 7세와 8세 아이들을 담당하고, 정식 등록이 가능한 9세부터 21세 이하까지 아카데미 시스템 내에는 180명의 유망주가 있다. 전직 체육 교사이자 아카데미의 교육 책임자였던 이안 콜리가 2016년부터 아카데미 총책임자를 맡아 시스템을 총괄하고 있다.

2021년 시그레이브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프리미어리그 2 경기 (Alex Pantling/Getty Images)
아이들은 평일 중 이틀과 토요일에 훈련을 받고, 일요일에는 보통 경기를 치른다. 12세에서 14세 사이에는 학교를 하루 빠져 훈련 세션과 영상 분석에 참여하며, 영양, 요리, 시간 관리, 올바른 소셜 미디어 활용, 스포츠 리더십에 대한 워크숍에도 참여한다. 선수들이 성장함에 따라 친구 관계, 이성 관계에 대한 워크숍(relationships and consent) 등 연령에 맞는 워크숍도 열린다.
나중에는 심판 워크숍도 열리고, 18세 이하 선수들은 정기적으로 더 어린 연령대의 경기에서 심판을 맡는다. 학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학교에서 내준 과제를 하루에 두 시간씩 수행하며 4명의 교사에게 지도받는다.
시그레이브 본관의 아카데미 구역에는 1군과 거의 동일한 헬스장, 체력 단련실 등이 갖춰져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하여 전담 스태프가 훈련 프로그램을 면밀히 관리한다. 과도한 성장은 '오스굿-슐래터 병(무릎의 과잉 사용 증후군)'과 같은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신체적 변화에 맞춰 개별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아이들이 15세가 되면 교육 진로가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로는 레스터와 파트너십을 맺은 Ratcliffe College와 연계하는 방안이다. 일부 아이들은 이곳에서 GCSE(영국의 중학교 졸업 성취도 평가)를 대비하면서 시그레이브에서의 훈련에 임할 수 있다. 다른 아이들은 기존 학교에 다니면서 일주일에 며칠은 오후 훈련을 위해 조퇴하는 방안을 택한다.
16세가 되어 장학생 계약(16-18세)을 체결하더라도 교육 과정은 계속 이어진다. 아카데미 장학생들은 Level 3 BTEC Sporting Excellence and Professional (SEP) 과정을 공부하며, 일부는 3개의 A-Level(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상응하는 학위를 확장 이수한다.
일부 선수들은 A-Level을 공부하고, 21세 이하 선수들에게는 자기 계발에 대한 더 많은 강좌가 제공되며, 일부는 온라인 학위를 취득하기도 한다.
아카데미의 계획은 프로 축구 선수가 되지 못하는 아이들도 직업 또는 교육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아카데미는 가능한 최고의 선수를 배출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선수들이 성장함에 따라 피라미드형 발전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 시스템은 가장 어린 연령대(9-12세)부터 적용되며, 이 연령대의 훈련은 단순히 재미에 중점을 둔다. 이 단계에서는 레스터 아카데미를 마치 놀이터처럼 즐겁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성장할수록 훈련은 더욱 진지해진다.
12세가 되면 11대11 경기를 시작하며, 엘리트 축구와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선수들은 프로 학습 단계에 도달할 때까지 경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여러 포지션에서 뛰게 된다. 18세에서 21세 사이에는 승리하는 방법과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데 집중한다. 실제로 코치들은 선수들이 역경을 이겨내는 힘, 즉 회복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일부러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교육 프로그램 일부는 학부모에게까지 확대된다. 많은 학부모는 아이들이 아카데미에 합류하기 전 풀뿌리 축구 단계에서 선수들의 코치 역할을 맡았을 것이다. 아카데미는 엘리트 선수 육성을 목표로 하므로, 학부모들은 종종 어려운 경기나 훈련 후에 자녀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할지, 엘리트 선수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격차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조언이 필요하다.
리그 규정에 따르면 9세에서 12세 사이의 선수는 훈련장에서 1시간 거리 이내에 거주해야 한다. 12세에서 14세 사이에서는 그 조건이 90분으로 늘어나고, Ratcliffe College와의 파트너십이 추가되면서 더 먼 곳의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스톨라르치크의 경우처럼 해외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은 인재를 데려오는 절차는 브렉시트 때문에 훨씬 더 복잡해졌다. 스톨라르치크는 폴란드에서 발굴되었으며, 레스터의 U-16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는 영어를 전혀 하지 못했다. 그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Beauchamp College에 다녔다.

야쿱 스톨라르치크는 폴란드에서 스카우트되어 레스터로 이적했다 (Marc Atkins/Getty Images)
아카데미 선수 대부분은 이스트 미들랜즈 지역 출신이며 아카데미 초기 단계부터 거쳐오지만, 다른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를 영입해 오기도 한다. 16세에 맨체스터 시티에서 방출된 제이든 조셉, 과거 아스날 소속이었던 아마니 리차즈가 그 예다.
조셉과 리차즈는 이전 소속팀에서 방출되는 경험을 겪었는데, 이는 아카데미 매니저가 맡은 역할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매니저는 이러한 방출 소식이 선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전달해야 한다.
학부모는 자녀의 발전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피드백 세션에 연간 3회 초대된다. 선수들도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그 피드백을 함께 진행한다. 초기에는 선수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논하지만, 계약이 종료될 예정인 선수에게는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아카데미는 선수의 승인을 받은 영상 자료를 다른 아카데미에 배포하거나 스카우트가 관찰할 수 있도록 평가전을 주선한다. 일부 선수는 장학금을 받고 미국 대학 축구 시스템에서 계속 뛰게 되기도 한다.
어떤 선수들은 아카데미에서 받은 교육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아카데미에서 10년을 보낸 코너 앤더슨은 현재 레스터셔 지역의 부동산 중개 회사 이사직을 맡고 있다.
'프로 개발 단계 선수 관리 담당관' 클리브랜드 테일러는 오랫동안 근무한 '안전 및 복지 담당관' 데일 브래드쇼와 함께 일한다. 테일러는 방출된 선수와 그의 학부모에게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조언과 지원을 제공한다. 필요한 경우 사후 관리 차원에서 임상 심리학자와의 상담을 지원한다.
대부분의 경우 레스터에서 뛰는 것이 끝나게 되지만, 일부는 아카데미와의 인연을 이어가기도 한다. 현재 재직 중인 스태프 중 다수가 직접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아카데미의 스타이자 본보기인 앤디 킹은 선수 은퇴 후 코치진의 일원이 되었다 (Plumb Images/Leicester City FC via Getty Images)
지난 8년 동안 아카데미는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을 채용하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2011년 레스터에서 방출된 아디 유수프는 이후 여러 클럽에서 프로 선수로 활동하다 현재는 레스터 U-18 팀을 지도하고 있다. 킹, 그라델과 같은 시기에 첫 프로 계약을 맺었던 에릭 오디암보는 현재 U-16 팀을 지도하고 있다.
17세에 무릎 건강 문제로 레스터 아카데미에서 은퇴해야 했던 맷 굿윈은 현재 유소년 개발 단계의 수석 코치이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한 클럽 소속으로 리그 원, 챔피언십, 프리미어리그 우승 타이틀을 모두 거머쥔 최초의 선수가 된 킹은 레스터 아카데미 시스템이 낳은 최고의 수혜자다. 그는 이번 시즌 레스터 U-18 팀 코치로 복귀했고, 이후 판니스텔로이 감독에 의해 1군 코치로 발탁되었다.
레스터 아카데미가 낳은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인 킹. 그는 이제 아카데미의 전통을 이어 나감과 동시에, 점점 더 중요해지는 홈그로운 인재의 가치를 입증할 차세대 유망주를 찾아내는 데 힘쓰고 있다.
<세 줄 요약>
1. 레스터 아카데미는 꾸준히 뛰어난 유소년 선수들을 배출하며 클럽 재정에도 기여.
2. 아카데미는 선수 육성 외에도 학업 및 심리 상담 등 다방면으로 지원.
3. 졸업생들을 코치진으로 채용하며 앤디 킹과 같은 성공 사례 만들어내려 노력.
https://www.nytimes.com/athletic/6241514/2025/03/31/leicester-city-academy-products/
+레스터 아카데미에 대한 특집 기사입니다.
아카데미 출신이 1군까지 도달하고, 또 1군에서 살아남는 사례가 극소수이긴 하지만, 레스터 아카데미는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중요성이 커진 아카데미에서 또 어떤 유망주들을 길러 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다음 경기는 수요일에서 목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3시 45분, 맨시티와 맞붙습니다.
오늘 새벽 울브스가 또 1승을 거두면서 격차는 12점까지 벌어졌지만... 이제는 그냥 상황을 떠나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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